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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CST Life 융대원-자유전공학부 캄보디아 해외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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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View 942 작성일 17-02-02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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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귀하고 전기도 잘 들어오지 않는 오지에서, 타 지역 사람들과의 정보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인프라 확충 같은 거대한 차원이 아니어도 혹시 몇 사람의 노력으로도 해결될 수는 없을까. 이 수수께끼같은 질문이 융대원 학생들에게 던져졌습니다. 어렵사리 들고 간 몇 개의 답안지가 현지에서도 통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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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하 융대원)과 자유전공학부 소속 학생 18명(가온봉사단)이 열흘간 캄보디아에서 봉사활동 및 문화체험을 했습니다. 융대원에서는 이은정, 김태훈(이상 석박사통합과정), 유재연(석사과정, 이상 디지털정보융합전공)이 이번 활동에 참여했고, 지도교수로는 박원철 나노융합전공 교수가 동행했습니다.

봉사활동이 이뤄진 곳은 캄보디아 시엠레아프(Siem reap)에서도 버스를 타고 네 시간 정도 들어가야 하는 태국과의 국경 지대, 초암산(Choam Ksant) 지역 로번 초등학교였습니다. 비포장 도로를 거치느라 버스 안으로 흙먼지가 스몄고, 거리에선 돼지와 소떼가 심심찮게 목격됐습니다. 이 초등학교의 학생 수는 이백 명 안팎. 일정한 학사 과정도 없고, 오전과 오후에 오는 학생이 달라지기도, 겹치기도 합니다. 유니세프 글씨가 새겨진 물 펌프가 있고, 지난해 처음 이곳을 찾은 봉사단이 설치한 태양광 발전기로 온종일 1.2킬로와트의 전기만 생산되는 곳이지요. 그 전기도 기껏해야 조명에 쓸 뿐이었습니다. 10평도 안 되는 작은 교실에 이삼십명씩 들어차다보니 실내는 무척이나 무덥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교실 밖 나무 밑에서 수업을 진행합니다.


 

▲펌프로 물을 길어올리는 현지 학교


 

▲어둡고 좁은 교실 상황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을, 학생들은 ‘다양한 재료’에서 찾고자 했습니다. 융대원 학생들과 자유전공학부 신민철 학생이 팀을 이뤄 준비해 간 아이템은 모두 세 가지. 중고 태블릿PC 두 대(+스크린, 저전력 프로젝터와 스피커)와 고무동력기 키트, 그리고 에어로켓 키트였습니다. 전자에는 오프라인에서도 구동되는 각종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담아갔고요. 후자는 국내 초등학교 3~4학년 과학 교육 과정에서 활용하는 교구입니다. 인프라를 확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재료들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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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개 넘게 챙겨갔지만 꽤 부족했던 에어로켓과 고무동력기 키트.





 

아이들이 여러 과학 교구를 접하면서, 마치 놀이를 하듯 정보에 더 가까워지는 것. 그것이 이 팀의 목표였습니다. 현지 교육 수준이 크메르어를 익히고, 영어 알파벳을 익히는 정도에 그치다보니 뉴턴 운동 법칙 같은 원리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중력, 압력 같은 개념을 보다 쉽게 설명하려고 며칠씩 머리를 싸맸고, 동영상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크게 향상된 구글 번역기(translate.google.com) 덕에 크메르어 스크립트도 제법 잘 써갈 수 있었지요. 고무동력기와 에어로켓은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장난감이자 소중한 교육 재료가 됐습니다. 더 오래, 더 잘 날게 하기 위해 고무줄을 더 돌려매고 로켓 발사대의 각도를 조절하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태블릿에는 각종 크메르어 기반 동영상과 오디오북을 설치하고, 별자리 관측 앱을 깔고, 피아노 건반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아이들 교육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현지 교사들에게 태블릿 사용법과 영상기기 활용법을 가르쳤고, “교육과정과 잘 맞아 유용하게 쓸 것 같다”는 기분좋은 반응도 얻어 왔습니다.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데 있어 가장 우선시되는 정보화 교육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추후 이곳에도 통신망과 같은 인프라가 들어서면 보다 손쉽게, 그리고 적합하게 정보를 취득해가길 기대해 봅니다.


 

▲교사들에게 프로젝터 연결법을 가르치는 김태훈 석박사 통합과정 학생


 

▲교사들에게 태블릿 사용법 및 콘텐츠를 설명하는 유재연 석사과정 학생


 

▲자석을 활용한 축구게임을 즐기는 아이들


 

▲아이들과 고무동력기를 만드는 이은정 석박사통합과정 학생



▲직접 에어로켓을 만들어 쏘는 현지 아이들


 

▲태블릿PC로 처음 피아노를 접해본 아이들

그 밖에도 봉사단 전체적으로는 학교내 놀이터 건설, 미술 학습과 위생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나흘만에 튼튼하게 마련된 그네와 시소, 철봉과 그물놀이기구를 보며 아이들은 환호했습니다. 종이 한 장이 아쉬운 현지 상황에, 잠시나마 풍족하게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흙먼지와 땀으로 범벅이 된 봉사단원들에게, 아이들은 포옹과 볼 뽀뽀, 눈물로 화답했습니다. 현지 교사에게는 납땜을 곁들인 라즈베리파이 활용 프로젝터 제작법을 가르쳐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로번 초등학교에 놀이터를 조성하고 있는 박원철 교수


 

▲완성된 놀이터 전경


 

▲완성된 놀이터에서 즐기는 아이들?

이 학교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르침을 이어갑니다. 몇 명이라도 학습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고등교육으로 뻗어나가길 바라는 것이지요. 지식인들의 대학살이 있던 킬링필드의 아픈 기억을 뒤로 하고, 새 지식인들이 커나가길 비는 크메르인들의 바람도 묻어났습니다. 단순히 주고 오기만 한 게 아닙니다. 단원들 모두 더 큰 선물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먼저 마음을 열고 손을 잡던 아이들의 따뜻함, 정, 그리고 사랑. 이토록 코끝 찡한 인연을, 단원들 모두 두고두고 기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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