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전공의 연구원들을 만나 분야별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나노융합전공에서 반도체 소자를 연구하는 나노매트릭스 연구실 박사과정 2년차 이진원 연구원을 만나봤습니다. 이 연구원은 회사에 다니다가 연구실로 온 케이스인데요. 자세한 내용 들어봤습니다.

양영준 기자(이하 양) : 반갑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회사 학술연구과정을 통해서 오셨다고요.

이진원 연구원(이하 이): 맞습니다. 많은 대학원생들이 학부 졸업 후 학업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저는 10년 전 대학원을 졸업한 뒤 사회에 진출했고, 8년 동안 기업에서 일을 했습니다. 주로 디스플레이 관련 업무를 진행했고, 2014년부터 사내 학술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이 곳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하게 됐습니다.

양: 학교로 오게 된 계기나 준비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이: 입학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는데요. 당시를 떠올려보면, 사회에서 겪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수한 연구실적을 내겠다는 포부로 지원했습니다. 이에 앞서 먼저 사내 선발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요. 2013년 여름, 사내 학술연수 프로그램에 합격한 뒤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뻤죠. 뒤이어 텝스(TEPS)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장벽을 마주했고요. 밤 늦게 퇴근한 뒤 매일 새벽까지 공부하고, 주말에는 천안에서 서울까지 영어 학원을 다니며 준비한 끝에 가까스로 대학원에 합격했습니다. 그 때 저의 형편 없는 영어 실력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고, 그 이후론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지요. ‘준비한 자에게 기회가 온다’ 는 자명한 진리를 알면서도 미리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점이 후회가 됐죠. 하지만 저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올 수도 있는 새로운 기회를 위해 열심히 어학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양: 역시, 자소서의 모범 답안을 듣는 것 같습니다. (웃음) 회사에서 하던 업무와는 어떻게 다르죠? 회사와 학교의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이: 제가 회사에서 연구하고 개발하던 내용은 요즘 학계에서도 활발히 연구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박사과정을 시작하면 회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연구 결과를 쉽게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요. 하지만 막상 대학원에서 다시 공부를 하고 실험을 하면서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회사에선 제품 개발 납기와 목표를 달성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이론 공부와 깊이 있는 평가를 하기 어려울 때도 있답니다. 저 또한 개발자의 일원으로 업무에 집중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학습은 많이 부족했고요. 박사과정에서 연구 주제를 정하고 관련 분야를 공부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점을 하나씩 찾아가고 있고, 또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융대원의 다양한 수강 편람과 밀도 높은 수업을 통해 기초부터 다시 공부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양: 회사에서 오신 만큼, 취업을 앞둔 졸업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이: 저는 박사과정을 졸업하면 회사로 복귀해 다시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기업간 경쟁이 심해지고, 또 사업의 흥행 주기도 짧아지면서 오랫동안 같은 회사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게 쉽지 않지요. 따라서 어떤 분야의 업무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또 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기초실력이 더더욱 중요해졌습니다. 학생들 모두 대학원이라는 공간에서 짧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습니까. 기업체에서 원하는 인재가 되려면 깊이있는 전문성과 연구 실적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기초 학문분야의 학습을 열심히 하는 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더불어 대학원이라는 공동체 사회를 잘 활용하는 것도 좋지요. 스스로 좋은 팀원이 되기 위해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사회에 진출해서도 다른 구성원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또 회사가 원하는 인재로서 부족함도 없을 거고요. 저 또한 현재 대학원과 연구실에서 좋은 구성원이 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또 노력하고 있습니다.

양: 끝으로 My Desk 설명 부탁드려요.